1. 도트란 무엇인가/(1) 도트의 개념

도트 그림이 사용되는 분야

windship 2009. 9. 14. 20:15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도트는 알게 모르게 많은 부분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영상 디스플레이는 거의 모두 도트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극장, 옥외 비전, 전광판, 휴대폰/PMP/DMB/MP3/내비게이션 등 휴대 기기의 액정화면 등 도트로 이루어지지 않은 화면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기기에는 UI(User Interface: 조작체계)가 들어가며, 이런 곳에 사용되는 그래픽 요소에는 거의 대부분 도트로 그려지거나 도트작업을 통해 마무리되는 그림과 아이콘 등등이 들어갑니다.

 사람들이 컴퓨터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에서도 도트는 중요합니다. 특히 화면을 통해 볼 수밖에 없는 웹페이지의 매체에서 도트는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적 수단이죠. 웹페이지의 디자인 자체에도 도트는 널리 사용되어 왔고, 한동안 유행했던 웹폰트 역시 도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기법입니다. 

 또한 사이트 디자인 전체에 도트의 스타일을 아예 전면적으로 내세운 싸이월드의 유행 덕분에 도트 기술이 좀 더 대중적으로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싸이월드의 마이룸과 아바타 꾸미기는 픽셀 아트의 저변을 확대시키고 도트 디자이너와 지망생들을 키워내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이 때문에 싸이월드에서 사용하는 스타일이 도트 작업의 전부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아바타와 같이 단순한 움직임만 만들 줄 알면 애니메이션을 잘 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한동안 업계에서 도트 인력 모집시 포트폴리오를 보면 거의 대부분 싸이월드 아바타만 가득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었을 정도였지요)

 특히 오늘날 모바일 환경과 휴대 기기가 발달하면서 이들 기기에 탑재된 작은 화면의 그래픽 디자인에 요구되는 도트 작업의 필요성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습니다. 흔히들 슬슬 도트는 사장되고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결코 그 수요가 줄어들지도 않았고 오히려 좀더 미래가 밝은 분야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3D나 플래시 등 여러가지 기술이 새롭게 개발되고 또 탑재되고 있지만, 모바일 디스플레이에서의 가장 대표적이고 기본적인 표현수단이라는 점에서 도트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다만 그에 걸맞게 자신만의 세련된 도트 스타일을 가다듬고, 다른 기술을 사용한 그래픽에 뒤지지 않는 독창성과 퀄리티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역시 아직까지 도트 그래픽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분야는 다름아닌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휴대폰 게임, PSP/NDS 등의 휴대 콘솔 게임, 두 가지 분야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아이폰 등 휴대 게임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게임 그래픽에 사용되는 도트 기술은 오히려 PS2/XBOX/GC가 주력이 되었던 이전 세대보다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게임 도트 그래픽은 도트를 사용한 디자인 기법 중에 가장 고급 기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을 통해 열정적으로 연구와 발전이 거듭된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이론 정립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죠. 현업에서 도트 그래픽에 종사하고 있는 디자이너들, 그리고 앞으로 도트 그래픽을 배우려는 지망생들 모두 도트 그래픽의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장래성을 좀 더 확실히 인식하고, 당당히 대접받는 분야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트를 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한물 간 분야', '다른 쪽으로 옮겨가기 위한 전 단계'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