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트의 개념
도트(dot)란 점을 말합니다. 요즘 인터넷의 URL 주소를 말할 때 흔히 쓰는 "닷컴"이라는 말 역시 "~.com"으로 끝나는 인터넷 주소의 마지막을 일컫는 말로써, 가운데의 점을 닷(=dot, 도트)으로 읽는 것입니다. 즉 같은 단어죠.
TV로 시작하여,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화면"을 가진 영상장치는 모두 미세한 점이 모여 화면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하나하나의 "점"을 "도트"라고 부르며, 이 점을 단위로 하여 만들어지는 그림과 그래픽을 도트 그래픽이라고 부릅니다. 컴퓨터 그래픽에 한정하여 화면을 이루는 도트를 픽셀(pixel)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결국 우리가 하게 되는 컴퓨터 도트 그래픽에 있어서는 마찬가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게임기에서 TV 화면에 나오는 그래픽이든,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그래픽이든, 사실 모든 컴퓨터 그래픽의 기본적 단위는 이 도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옛날 그리스/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모자이크와 같은 원리의 그림을 좀 더 세밀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알기 쉬울 것입니다.
흔히 많은 분들이 도트라고 하면 촌스런 옛날의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법이 나와도 연필이 그림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자 도구이듯, 컴퓨터의 화면이 도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 도트는 언제까지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라면 이러한 도트 기법에 대한 이해와 연습은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도트는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완성된 비주얼,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쉬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컴퓨터 그래픽에는 많은 기법이 존재하지만, 각각 그마다 배워야 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다른 기술에 의존해야 비로소 완성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도트는 윈도우 그림판으로도 만들 수 있고, 도트만으로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빠르고 짧은 시간에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면, 도트 디자인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도트를 공부하려고 마음먹고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좀 더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기본과 원리가 없이 존재할 수 있는 기술이란 없습니다.
* 도트는 낡은 기술이 아니다
가장 먼저 도트가 사용되기 시작한 초기의 게임기나 컴퓨터는, 그 성능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해상도도 낮았습니다. 요즘의 고해상도 PC나 게임기에 익숙해져 있다면, 옛날 TV의 해상도가 고작 320x240 정도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릅니다. 이런 낮은 해상도로 TV 화면이 이루어져 있었으니 당연히 하나하나의 도트의 크기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옛날의 기계들은 표현할 수 있는 색상 수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색이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하고 하나하나의 색상이 굉장히 튀어 보였습니다. 그 때문에 도트의 사각형 모양이 더욱 유난히 눈에 띌 수밖에 없었지요. 이런 특징들이결과적으로 도트 특유의 계단 현상(Jaggies)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됩니다. 오늘날 도트가 낡고 촌스러운 기법으로 인식되고 있는 주된 원인이 바로 이 계단 현상이지만, 이것은 도트 특유의 질감과 따뜻하고 거친 느낌을 만들어내는 요소이기도 하므로 무조건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기법으로만 치부해서는 안됩니다.
도트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요? 옛날의 촌스러운 도트와 오늘날의 세련된 도트는 어떤 부분이 다를까요? 도트 그래픽이 나타나게 되는 화면의 해상도, 그리고 나타낼 수 있는 색상 수의 제한은 시대에 따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수준이 높아졌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도트의 표현 양식을 크게 바꾸어 왔습니다. 천천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1975년도의 단색 도트 그래픽
1980년도의 단순 컬러 그래픽. 이때까지는 단순히 "색이 쓰였다"는 수준일 뿐, 실제적인 색의 배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981년도의 컬러 그래픽. 플레이어 우주선의 그래픽에 부분적으로 도트의 "배합"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데에 주목
1984년도 "1942"(CAPCOM)의 컬러 도트 그래픽. 본격적인 색 배합 도트를 선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위 예제 그림들을 보면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점차 색을 사용하는 방법이 좋아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초기의 게임들에서 사각의 격자 형태가 뚜렷이 드러나는 이른바 "도트가 튀는 그래픽"이 나타났던 것도, 사실 이러한 그리는 사람의 역량의 차이가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이죠. 해상도가 높아지고 사용할 수 있는 색상 수가 증가하면서, 도트 그래픽 제작자들의 수준도 함께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에 와서는 도트 그래픽이라는것이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될 지 모르지만, 그 해상도와 색수 제한 등의 조건이 좋아지고 제작자들이 좀 더 세련된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 도트는 지금도 항상 게임을 비롯한 컴퓨터 그래픽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3D 게임조차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텍스처는 2D 픽셀, 즉 도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도트의 특성과 원리를 잘 아는 디자이너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만드는 텍스처는 그 퀄리티가 확연히 다릅니다.
도트가 얼마나 중요하고 기본적인 기술인지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봅니다. 이제 도트의 특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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